줄기세포로 탈모를 치료한다는 말, 실제로는 무엇을 하는 걸까요?
줄기세포 탈모치료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시술 대부분은 살아 있는 줄기세포가 아니라 배양액이나 성장인자를 두피에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 탈모를 적응증으로 허가된 줄기세포 의약품이나 엑소좀 의약품은 없습니다.
기대할 수 있는 범위는 남아 있는 가는 모발이 굵어지고 빠지는 양이 줄어드는 선까지이며, 모낭이 사라진 자리에 새 모낭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주사 종류를 고르기 전에 탈모 유형부터 갈라야 합니다. 원형탈모나 반흔성 탈모를 안드로겐탈모로 오인하면 치료 방향 자체가 틀어집니다.
두피 확대검사로 모발 굵기 편차를 보고, 페리틴과 갑상선기능 혈액검사로 되돌릴 수 있는 원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줄기세포 맞으면 머리가 다시 난다던데 사실인가요?" "한 번 맞으면 먹는 약은 끊어도 되나요?" 두피 상담에서 거의 매번 나오는 두 질문입니다. 유튜브 시술 후기 영상이나 병원 소개 페이지를 보면 줄기세포, 엑소좀, 성장인자, 배양액이 비슷한 뜻처럼 섞여 쓰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두피에 들어가는 물질도, 국내에서 허가된 지위도 서로 다릅니다. 무엇이 들어가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가 정해집니다.
줄기세포 탈모치료라고 부르는 시술은 실제로 무엇을 넣는 건가요?
줄기세포 탈모치료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시술의 대부분은 살아 있는 줄기세포를 두피에 심는 것이 아니라,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백질 성분이나 정제된 성장인자를 주사로 넣는 방식입니다. 세포 자체를 쓰는 시술과 세포가 만들어낸 물질을 쓰는 시술은 완전히 다른 범주입니다.
안드로겐탈모(androgenetic alopecia)에서는 남성호르몬의 활성형인 DHT가 유전적으로 민감한 모낭에 작용해 자라는 기간인 성장기를 조금씩 줄입니다. 그 결과 모낭이 작아지고, 굵고 검던 털이 솜털처럼 가늘어집니다. 성장인자 계열 주사는 이 축소된 모낭 주변의 모유두세포에 자극을 줘서 성장기로 다시 들어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없던 모낭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모낭을 깨우는 방향입니다.
부르는 이름 | 실제로 두피에 들어가는 것 | 국내에서의 지위 |
|---|---|---|
자가 줄기세포 주입(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등) | 본인 지방이나 골수에서 분리한 세포 | 첨단재생의료 관련 법에 따라 심의와 승인을 거친 절차 안에서만 가능 |
줄기세포 배양액(조건배지) | 세포를 키운 뒤 세포를 걸러낸 액체 속 단백질 성분 | 탈모 치료를 적응증으로 허가된 주사용 의약품 없음 |
엑소좀 | 세포가 밖으로 내보낸 아주 작은 소포 | 탈모 치료를 적응증으로 허가된 의약품 없음 |
성장인자 주입, 자가혈 주입(PRP) | 정제된 성장인자 제제, 본인 혈액에서 뽑은 혈소판 농축액 | 두피 주사치료로 시행 |
그래서 상담에서 "줄기세포 주사"라는 말을 들었다면, 세포를 넣는지 세포가 만든 물질을 넣는지, 그 물질이 어떤 등급으로 허가된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이름은 다 다른데 설명은 비슷하게 들리시죠. 저는 그냥 앰플 통에 적힌 성분명을 같이 읽어보자고 말씀드립니다."
정말 새 머리카락이 나나요,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요?
현재 확인된 범위는 남아 있는 가는 모발이 조금 굵어지고 하루에 빠지는 양이 줄어드는 정도까지입니다. 모낭이 완전히 사라져 두피가 매끈해진 부위에서 새 모낭이 만들어졌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마 라인이 뒤로 밀린 지 오래되어 손으로 만졌을 때 잔털조차 잡히지 않는 자리는, 어떤 주사로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시간 흐름도 미리 알고 계셔야 합니다. 모발은 한 번 주기를 도는 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주사 후 4주에서 6주 사이에는 거울로 보이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대개 먼저 느끼는 변화는 머리를 감을 때 배수구에 모이는 양이 줄어드는 것이고, 이르면 6주에서 8주쯤부터 나타납니다. 굵기 변화는 눈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서, 시술 전과 3개월 시점에 같은 부위를 두피 확대검사로 찍어 모발 밀도와 평균 굵기를 숫자로 비교합니다. 효과 판정은 4개월에서 6개월에 합니다.
성장인자나 배양액 계열 주사는 연구 규모가 작고 제품마다 성분 농도와 주입 방법이 제각각이라 효과 크기를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데도 정수리가 계속 가늘어지거나, 두피 자극 때문에 미녹시딜을 매일 바르기 힘든 경우에 함께 쓰는 선택지로 임상에서 통용됩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고, 효과가 있었더라도 중단하면 원래 진행 속도로 돌아갑니다.
"3개월 뒤 사진 비교하기 전까지는 좋아졌다 나빠졌다 판단을 미루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 사이 조명만 바뀌어도 달라 보이거든요."
주사를 고민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탈모 유형을 먼저 갈라야 합니다. 유형에 따라 필요한 치료가 완전히 달라지고, 잘못 고르면 시간만 흘러갑니다.
정수리와 앞머리 쪽만 서서히 가늘어지고 뒤통수는 그대로라면 안드로겐탈모에 가깝습니다. 반면 출산, 큰 수술, 고열, 3개월 사이 5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었고 그로부터 두세 달 뒤 머리 전체에서 뭉텅이로 빠진다면 휴지기탈모(telogen effluvium)입니다. 이 경우 원인을 교정하면 3개월에서 6개월에 걸쳐 대부분 회복되므로 주사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동전 모양으로 경계가 뚜렷하게 비어 있고 그 안쪽 피부가 매끈하다면 원형탈모를 의심합니다. 자가면역 염증이 모낭을 공격하는 상태라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가 필요한데, 여기에 성장인자 주사만 반복하면 번지는 시기를 놓칩니다. 두피가 반질반질하고 모공 자체가 보이지 않으면 반흔성 탈모일 수 있고, 이때는 염증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흉터로 굳은 뒤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확인은 두 가지로 합니다. 두피 확대검사에서 굵은 털과 가는 털이 섞여 모발 굵기 편차가 20%를 넘으면 안드로겐탈모를 시사하는 소견으로 봅니다. 혈액검사로는 페리틴과 갑상선기능을 봅니다. 페리틴이 30ng/mL 미만이면 철 저장량이 부족한 상태이고, 탈모가 동반된 경우에는 50ng/mL 이상을 목표로 교정하는 것이 임상에서 통용됩니다.
경구 철분제는 매일보다 격일로 복용할 때 흡수 효율이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C가 든 과일과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커피, 녹차, 우유는 복용 전후 1시간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철분제를 검사 없이 몇 달씩 이어가면 철 과잉이 생길 수 있으므로 2개월에서 3개월마다 페리틴을 다시 확인합니다.
"철분 수치만 맞춰도 빠지는 양이 줄어드는 분들이 계십니다. 주사 스케줄부터 잡기 전에 피검사 결과지를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줄기세포 주사 말고 지금 쓸 수 있는 치료에는 어떤 게 있나요?
안드로겐탈모에서 효과가 확립된 축은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항안드로겐제이고, 여기에 두피 주사치료, 광선치료, 모발이식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더해집니다. 어느 쪽이 좋다기보다 탈모 단계와 몸 상태에 따라 맡는 역할이 다릅니다.
선택지 | 겨냥하는 것 | 주로 고려되는 상황 |
|---|---|---|
외용 미녹시딜 5% | 성장기 연장, 모발 굵기 유지 | 초기부터 전 단계에 기본으로 |
경구 항안드로겐제 | DHT 생성 차단, 진행 억제 | 남성에서 진행이 계속될 때 |
두피 메조테라피, 성장인자 주입, PRP | 남은 모낭 자극, 두피 환경 개선 | 약물만으로 부족하거나 외용제 자극이 심할 때 |
저출력 광선치료, 전기자극치료 | 집에서 이어가는 보조 자극 | 주사 간격 사이 유지 목적 |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 | 모낭 주변 염증 억제 | 원형탈모 |
모발이식 | 사라진 부위에 모낭 이동 | 앞머리 라인이 소실되고 공여부가 안정적일 때 |
외용 미녹시딜은 5% 제형을 1회 1mL씩 하루 2번 마른 두피에 바릅니다. 시작 후 2주에서 8주 사이에 오히려 빠지는 양이 늘 수 있는데, 휴지기 모발이 한꺼번에 밀려 나오는 과정이라 이때 중단하면 손해입니다. 판정은 4개월에서 6개월에 합니다. 먹는 항안드로겐제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는 쓰지 않으며,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부서진 정제를 만지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이라면 바르는 미녹시딜을 포함해 대부분의 탈모 약물과 주사치료를 미루고, 출산과 수유가 끝난 뒤 다시 판단합니다.
두피 주사치료는 30게이지 안팎의 가는 바늘로 두피 여러 지점에 소량씩 나눠 넣습니다. 1회 시술 시간은 10분에서 15분이고, 통증은 따끔하게 튕기는 정도입니다. 예민한 분은 마취 크림을 20분에서 30분 올리거나 냉풍을 함께 씁니다. 주입 깊이와 용량을 일정하게 맞추는 정량주입 기기를 쓰면 부위별 편차와 통증이 줄어듭니다.
자가혈 주입은 채혈 10mL에서 20mL 정도를 원심분리해 혈소판 농축층만 사용하며, 채혈까지 포함해 30분 안팎이 걸립니다. 두 방식 모두 2주에서 4주 간격으로 4회에서 6회 시행한 뒤 다시 평가하는 일정이 일반적입니다. 시술 후 1일에서 3일간 두피가 눌리는 느낌이나 가벼운 붓기가 있을 수 있고, 세발은 6시간 이후부터 가능하며 일상생활에 제한은 거의 없습니다. 드물게 주사 부위 감염이나 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두피에 각질과 붉은기, 가려움이 반복된다면 지루성피부염을 함께 다뤄야 주사 효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항진균 성분 샴푸를 주 2회에서 3회, 두피에 거품을 낸 뒤 5분 두었다가 헹구는 방식으로 4주간 써보고 반응을 봅니다. 저출력 광선치료는 집에서 쓰는 기기로 주 3회, 회당 15분에서 20분씩 4개월 이상 꾸준히 이어갈 때 의미가 있습니다. 보툴리눔 톡신 두피 주사는 두피가 단단하게 뭉치고 피지가 많은 경우에 시도되지만 근거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모발이식은 국소마취로 진행하며 반나절 정도 걸리고, 옮긴 모발이 2주에서 4주 사이에 한 번 빠졌다가 3개월에서 4개월부터 다시 자라 10개월에서 12개월에 결과를 봅니다. 이식한 자리는 유지되지만 그 주변의 원래 모발은 계속 가늘어지므로 약물치료를 함께 이어가야 합니다.
"주사만 받고 약은 안 쓰겠다는 분들이 계신데, 그러면 새는 곳을 막지 않고 물을 붓는 셈이라고 설명드립니다."
정리하면,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두피 주사 대부분은 세포가 아니라 세포가 만든 성분을 넣는 시술이고, 남아 있는 모낭을 굵게 되살리는 데까지가 현실적인 기대치입니다. 모낭이 이미 사라진 자리는 주사가 아니라 모발이식의 영역이며, 원형탈모나 휴지기탈모처럼 원인이 다른 탈모는 애초에 다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오늘 먼저 해보실 수 있는 확인은 한 가지입니다. 감고 난 뒤 배수구에 모인 머리카락을 밝은 곳에 펼쳐놓고 굵기가 고른지 보세요. 굵기가 대체로 비슷하다면 전체가 한꺼번에 빠지는 상황일 가능성이 있고, 유난히 가늘고 짧은 털이 섞여 있다면 모낭이 작아지는 과정이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계가 뚜렷한 원형의 빈 자리가 생겼거나, 두피가 매끈해지며 모공이 보이지 않거나, 3개월 넘게 하루 100개 이상 빠지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시술을 고르기 전에 두피 확대검사와 혈액검사로 원인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작성자 원창식 외과전문의 · 마곡 탈모병원 맥스모외과의원
원창식 원장은 외과전문의로서 탈모를 단순 두피 관리가 아닌 의학적 진단의 영역으로 다룹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한국미용외과학회 평생회원으로 최신 탈모 치료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AFS 3D 정밀 두피분석을 기반으로 정수리·M자·여성형·산후·원형 탈모와 지루성 두피염까지 유형별 원인을 진단하고, 메조테라피·PRP·줄기세포 성장인자·LLLT 등 비수술 치료로 모낭 재생과 두피 환경 개선에 집중합니다.